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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7/29 11:49

블로거뉴스 추천수 '0표'인 글들을 살펴보니

잠시 볼 일이 있어 블로거뉴스 6,7페이지를 가봤는데,
참 슬픈 장면을 목격했습니다.
블로거기자들이 열심히 쓴 기사들에 추천수가 모두 0표인 겁니다.
0표의 추억이 갑자기 떠올랐습니다.

오마이뉴스에는 생나무클리닉이라는 제도가 있는데,
다음블로거뉴스에도 인기블로거들이 0표 블로거를 위해서 도움을 좀 주는 프로그램 같은 게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0표를 받으신 분의 입장에서 보면,
열심히 연구하고 노력해서 글을 쓰셨을 텐데,
0표를 받으면 의욕이 떨어지고,
그러면 다시는 블로거뉴스하고 싶은 생각이 들고 싶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러면 미디어다음으로서도 귀한 손님을 잃는 것이니
다음은 다음대로 손해가 막대할 것이고,
블로거기자들도 잠재력 있는 블로거기자를 자꾸 잃어버리니 손해가 크지 않다고 할 수 없습니다.

제가 조언을 해줄 수 있는 입장은 아니지만,
0표의 옛 추억을 떠올리며 몇자 적습니다.
너무 심려치 않으셨으면 합니다.
블로거뉴스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내용'이지만,
일단 시선을 끌기 위해 '제목'을 신중하게 고르는 것은 무척이나 중요한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제목'의 관점에서만 글을 써보겠습니다.
주의하실 점은, 내용 없이 제목으로 블로거들을 '낚을 경우' 다시는 블로거를 찾지 않기 때문에 내용과 제목에 모두 신경을 써야 한다는 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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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1, 다음블로거뉴스 7월29일 새벽2시15분에 캡처한 6페이지>

0표의 몇 가지 특징이 보입니다.

<야옹, 나노 브레스트 세럼, 2배수 고용제도 역이 될까 독이 될까>는 분류하자면 <외계용어 강요형>입니다. 제목에는 어떤 메시지가 담겨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친숙하고 상식적인 제목일수록 눈에 띄는데, 위의 경우 제목만으로 이해하기가 어렵습니다. 사람이란 참 단순해서 재미없거나 어려우면 그냥 패스하는 습성이 있습니다. 어렵지 않게 제목을 달 필요가 있습니다.


<제주국제영어마을 18기 학생들, 잠원통폴라리스 고급빌라, 백묘 팬사인회 영상> 같은 제목은 <무슨 상관 형>에 들어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제목을 읽는 블로거는 자신과 연관된 제목에 손이 가겠죠. 제주국제영어마을 18기가 블로거와 무슨 상관이 있겠습니까? 저라면 <나도 영어고수의 가능성을 발견했다> 식으로 잡겠습니다. 읽는 블로거와 연관될 뿐만 아니라 기존 제목의 내용을 포함시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내 생일날..태형이랑..기타 등등 용산 씨쥐??, 사랑이란 흉기를 휘둘러><기본 문법 위반형>이라고 이름을 지어 보았습니다. 아무리 독특한 제목이라고 하더라도 기본 문법에 맞게 제목을 짓는 게 유리하다고 생각합니다. '오나전' 같은 공인된 통신어 외에 잘 모르는 언어나 어법에 맞지 않은 제목은 보편성을 잃을 위험이 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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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2, 0표의 행진을 이어가던 올해 5월>


이제 저의 경우를 좀 분석해 보겠습니다. 초기에 0표행진을 할 적의 모습입니다. 해봐야 두달정도밖에 안 됐습니다. 여기저기 구경다니면서 애를 써서 최근에는 9만힛을 기록해 다음에서 10만원을 타기도 했고, 다음 메인에 소개돼 6만힛을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물론 아주 가끔입니다^^


<[한미FTA 폭주를 멈춰자] 내 신부, 내 사람에게 부끄럽지 않기>는 너무 많은 말을 하고 싶었나 봅니다. <피곤 왕짜증 형>이라고 불러 보았습니다. 신문의 헤드 카피를 봐도 강렬하고 짧고 굵게 뽑지 않습니까? 인도에 이런 말이 있더군요. 경전의 해석자들이 원래의 경전 문장 중에서 단어 하나를 절약한다면 절을 했다고 합니다. 언어의 경제학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것이겠죠.


<엔트로피 카지노-당신의 지갑을 확인하라, 과학혁명의 구조 - 세상이 어떻게 바뀌는가>
는 전형적인 '잘난 척' 제목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가르치려 들기보다 함께 알아간다는 식으로 제목을 땄으면 추천을 더 받을 수 있었을지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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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3, 가끔 히트를 치기도 하는 최근 글 중 인기글>


이번에는 대체로 인기글을 모아 보았습니다.

<군복이 이렇게 아름다워보인 적은 난생 처음이다>는 제목이 길기는 하지만 촛불집회라는 이슈가 포인트였고, '군복'과 '아름다움' '처음'이라는 제목으로 블로거의 공감을 자아내기도 했고, '군복'이라는 편견에 대해서 다른 시각을 제공했다는 측면에서 많은 추천과 조회수를 받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우리동네 '1000원샵'>은 주말에 취재하고 6만 가까이 히트를 기록했는데, 덕분에 애드센스가 불이 났습니다. 제목이 친근합니다. 1000원샵 하면 <다이소> 같은 체인점을 생각하지만, 우리동네 1000원샵은 그와는 다를 것 같다는 느낌을 주었고, 내용도 만족스러워 추천을 받았나 봅니다.


<경향, 한겨레란 신문사가 있는지 몰랐어요>도 사실은 경향과 한겨레의 상황과 실상에 대해서 분석한 글이지만, 초중딩이 할 만한 말을 헤드로 써서 호응을 얻은 경우입니다.


참고로 말씀드리자면, 저는 제목의 달인은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제목을 기가 막히게 짓는 분들은 대체로 그 내용도 제목에 합당하다는 겁니다.

*김수영의 표현을 좀 빌리면 '제목'으로 하는 것도 아니고 '내용'으로 하는 것도 아니고 '글 전체'로 하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김수영의 원문 표현(<詩여, 침을 뱉어라>의 유명한 구절)
말을 바꾸어 하자면, 詩作은 <머리>로 하는 것이 아니고, <심장>으로 하는 것도 아니고, <몸>으로 하는 것이다. <온몸>으로 밀고나가는 것이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온몸으로 동시에 밀고 나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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