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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1/05 11:53

의사도 못 읽는 한의사 처방전



한의사에게 처음으로 처방전을 받다

간이 좀 안 좋아서 한의원에서 진단을 받고 약을 주문했습니다.
어릴 적부터 한약을 많이 먹고 자라서인지 한약 냄새가 그리 나쁘지는 않았습니다.
그런데 한의사와 의사는 사이가 별로 안 좋은 것 같더라구요.
피검사를 하러 병원에 갔는데 의사가 한약을 먹지 말라고 하더라구요.
이미 한의사한테도 양약을 먹고 있으니 지장 받지 않도록 조제해 달라고 부탁해 두었고,
이미 한약을 받아둔 상태라 어떻게 하느냐고 의사에게 말했더니,
그러면 의사가 진단서라도 달라고 하더라구요.

한의원에 전화해서 진단서를 달라고 막 떼를 썼습니다.
한의사가 "이런 거는 잘 안 떼줘요. 한의사 생활하면서 이렇게 진단서 떼주기는 처음입니다."라고 하면서 무안을 주더라구요.
그러면서 한마디 덧붙이기를 "떼서 주긴 하겠는데 의사가 읽을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

저도 진단서를 팩스로 받고 나서 마지막 말의 의미를 알았습니다.
감초나 녹용, 모란 같은 것은 알겠지만 해독불능이더라구요.
의사한테 보여줬더니 당연히 모른다는 눈치.
"당신이 달라고 해서 고생고생하고 무안까지 당했는데 이러기야?"
라고 외치고 싶었지만 참았죠.


한의사, 의사 처방전 소통이 좀 있었으면

요즘 병원 처방전은 정말 간편하고 알기 쉽게 나오는 것 같아요.
병원 신세를 진지 저도 어느덧 30년이 되어 가지만
10년 전만 해도 알 수 없는 영어로 휘갈기는 게 진단서이자 처방전이었거든요.
이제는 컴퓨터로 입력면 하고 인쇄를 하니 간편한 것 같습니다.
약품성분이 궁금하면 보관용으로 한장 달라고 해서
인터넷에 검색할 수도 있으니까요.
이제는 병원과 한의원이 자리를 잡았으니 처방전을 놓고 불협화음을 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의사는 한의사의 처방전을 볼 수 있고,
한의사는 의사의 처방전을 보면서 한양, 양약을 함께 조제할 수 있도록 했으면 합니다.
그리고 한의원 선생님과 의사 선생님들은 좀 친하게 지냈으면 합니다.

덧붙여서, 한의원 처방전도 알기 쉽게 컴퓨터로 입력해서 발급해 주었으면 좋겠어요. 
한의원은 의약분업이 되지 않았지만, 
소비자가 약품의 내용이나 원산지 정보 같은 것을 알게 해주면 더 많이 찾지 않겠어요^^ 
한약을 먹는다고 양약을 먹지 말아야 한다는 건 좀 말이 안 되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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