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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2/14 23:06

청와대 과연 경찰청에만 이메일을 보냈을까?

청와대 전경.  (사진 : 오마이뉴스)


직원의 개인의 실수라는 청와대의 행보가 왜 이리 치밀할까?

국제적으로 무기력한 정부일수록 자국민들에게는 더욱 잔혹하게 굴기 마련이다. 이전 정부 때도 그렇고 지금 정부도 그렇다. 6자회담에서도 지난 번 일본처럼 처량한 신세가 되고 북한에게도 끌려다니면서 시민들은 대대적으로 탄압하는 게 현 정부의 현주소다. 현정부에서 인정할 만한 능력은 대국민 경쟁력(?)이다.

청와대가 이메일 사태를 어떻게 처리(?)했는지 과정을 살펴보면 용의주도함을 읽을 수 있다. 처음에는 둘러댄다. 총리는 자신이 영어를 잘하니까, 정확히 말하면 한글을 잘 모르니까 '메일'을 '편지'로 직역했다는 투로 국회의원에게 조롱을 떨었지만 이메일 사태의 시나리오를 어느 정도 염두해 둔 흔적이 역력하다.

11일 김유정 민주당 의원의 폭로에 이어진 <오마이뉴스>의 '이메일 전문 보도'에도 청와대는 "청와대 이메일 양식과 다르다"(12일)는 엉뚱한 해명까지 내놓으며 버텼고, 이메일 수신처인 경찰청도 "받은 적 없다"고 잡아뗐다. 이것이 1차 대응이다.

2차 대응은 13일 오후에야 나왔다. 청와대는 '용산참사 물타기'를 지시한 문제의 이메일을 보낸 적이 있었다고 사실을 공식 인정하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행정관이 개인 이메일을 통해 개인 아이디어를 전달하는 과정에서 빚어진 일"이라며 '개인 행위'로 결론 내렸다.

이메일 보도지침이 파장을 몰고 올 것을 예상한 청와대는 일개 행정관의 사적인 이메일이라는 형식으로 청와대의 의중을 전달하고 나중에 문제가 생겼을 때 구두경고했다는 식으로 무마를 한다는 계획이 잡혀 있지 않았나 하는 의심을 피할 수 없다. 그것은 청와대의 이메일 지침 사건이 방송3사에서 소극적으로 소개되었다는 사실을 보아도 짐작할 수 있다. 

방송3사, 청와대 ‘연쇄살인 홍보지침’ 의혹 제대로 보도안해 (민언련) 


청와대 과연 경찰청에만 이메일을 보냈을까?

청와대 이메일 사건 보도를 보면 청와대가 일개 경찰청 관료에게만 이메일을 보내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민주당 김유정 대변인에 따르면 "해당 이메일이 경찰청장 인사청문회 준비팀에도 보내졌다"고 한다. 그렇다면 복수의 수신자가 있다는 추론이 가능하다.

이 정도 이메일 지침이라면 당에도 갔을 것이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다른 방식으로 '강호순 사건'을 띄우고 있다. 바로 사형제도 부활 논의다. 인면수심의 사이코패스 살인마가 무고한 시민들을 잔인하게 살해해 검거됐기 때문에 국민적 공분은 클 것이다. 이 기회에 사형제도도 손보고 용산참사에 대한 여론도 잠재울 수 있지 않을까.

하지만 이메일은 해도 너무했다. 경찰이나 검찰, 행정부서가 충성도가 그렇게 높다면 어느 정도의 메시지만으로도 알아먹지 않았을까? 예컨대 "강호순에게 살해당한 국민들은 국가에 화염병을 투척하지도 않았고 남에게 아무런 피해도 주지 않았다. 이런 국민들을 살해한 강호순에게 범죄에 상응하는 처벌을 내려야 한다" 정도의 메시지를 위에서 뿌려준다면 경찰이 알아서 기지 않았을까.

여론정치를 하더라도 좀 세련되게 해야 봐줄 맛이 나지 않을까.
요즘 시대에 이메일이 다 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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