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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하준'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08/11/10 나의 '경제민주화 읽기' 1년 결산 (47)
  2. 2008/10/25 한국경제의 대폭락을 정확하게 설명하는 장하준 교수 (24)
2008/11/10 23:47

나의 '경제민주화 읽기' 1년 결산

※ 이 포스트는 일부 부적절함이 발견돼 원문을 수정한 것입니다. 현재 블로거뉴스 제목에  <경제학과 대학원생들이 말하는 장하준과 우석훈>라고 되어 있는 부분은 마땅히 <나의 '경제민주화 읽기' 1년 결산>으로 대체돼야 하나 블로거뉴스 특성상 제목을 수정하지는 못했습니다. 후자의 제목으로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나의 '경제민주화' 1년 결산




2008년 벽두에 나를 흔들었던 화두는 '경제민주화'였다.
나는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이명박 후보가 단지 '경제'라는 두 글자로 대통령이 되는 모습을 보고 치욕스러웠다.
그 두 글자는 이승만과 박정희 시대의 수사였던 '경제'와 토시 하나 다르지 않았고, 키는 1cm도 자라지 않은 상태였다.
정치민주화를 제물로 한 경제성장은 먹고살기 바빴던 우리들에게 '민주주의의 유예'를 강력하게 요구했지만,
지금도 똑같은 '유예'를 요구하는 모습에 치가 떨렸다.

처음에는 주변 언저리부터 살폈다.
마침 좋은 소재가 있었다.
경제민주화와는 상관 없을 것 같지만,
경제민주화는 물론 민주주의 자체를 뿌리부터 위협하고 있는 '삼성왕국'과 '법률사무소 김앤장'은 벽두의 좋은 주제임이 틀림없었다.

 

사실 그 전에 <한국경제 새판짜기>와 2007년의 핵폭풍 <88만원 세대>를 교양수업처럼 들었던 터였다.
대선과 맞물리면서 김상조 교수(한국경제 새판짜기 공저자)와 우석훈 박사는 경제라는 화두를 바르게 피려고 노력하였지만,
그들은 세상을 움직이지 못했다.
하지만 의미있는 모습을 보여줬다. 즉, '세상이 움직여야 한다'는 당위성을 설득력 있게 제시했다.
이들로 인해 세상 사람들은 지금 상황이 잘못돼 가고 있으며, 바꾸어야만 한다는 생각을 막연히나마 할 수 있었다고 본다.

 

우석훈과는 그 후로도 계속 연을 이어가게 되었다.
개인적인 친분이 있었던 것은 아니고, 우석훈이 한국경제 대안시리즈 4부작을 최근에야 완결지으며,
<88만원 세대>(경제대안시리즈1부)에 이은 2,3,4부를 계속 쏟아냈기 때문이다.

우석훈은 딴지일보 김어준에 의해서 <호러경제학>이라는 이름을 달게 되었는데,
나는 이 평가가 너무 희화화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김어준은 우석훈에 나오는 등장인물(?), 즉 우리들이 죽거나 도태되는 현상 자체를 너무 피상적이고 극적으로 묘사했다.
오늘도 수십 명이 짧은 생을 포기하고 한강물로 뛰어드는 생생한 현실을 '호러'라는 장르에 대비할 수 있을까.
'호러'라는 수식어는 우석훈이 그 상황을 무미건조하게 표현해서 그럴 수도 있지만,
실제 우석훈이라는 사람과 이야기를 해보면, 감수성의 소유자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나는 그가 사람들이 죽어 떨어져가는 모습을 담담하게 묘사하면서도 마음속으로는 펑펑 울고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만약 우석훈의 지론에 '경제학'이라는 단어를 허락할 수 있다면 '감수성 경제학'이라고 이름붙이고 싶다.
그는 자칭 '비주류' 혹은 'C급 경제학자'이다.
경제학은 아무리 복잡한 수식을 동원해도 그 안에는 몇 개 안되는 명제들을 토대로 삼기 마련인데,
우석훈은 경제학의 토대를 존중하기보다는 토대 아래 쓰러져가는 형이하학적 경험치들을 일반화하고 수식화하는 데 골몰한다.
때로 많은 비약으로 인해 그의 주장이 결함투성이라는 판단이 들 때도 심정적으로 이해가 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나도 그 못지 않게 감수성의 소유자라서 그런가 보다.
전쟁으로 따지면 그는 '전사'라기보다는 '책사'에 가깝다. 그것도 눈물이 많은...


 
장하준이 어떤 사람인지 알기 위해 교양과목 삼아 읽었던 <쾌도난마 한국경제>와 <장하준, 한국경제의 길을 말하다>라는 책은 논외로 하더라도 <나쁜 사마리아인들>과 <다시 발전을 요구한다>를 통해 장하준의 '전사적 면모'를 만나게 되었다.

장하준은 진보와 보수 양쪽에서 공격을 받는 독특한 포지션을 가지고 있다. 일반 독자로서 그의 지론에서 맡을 수 있는 '향기'는 '엘리트'이다. 그는 엘리트 경제정책가라고 해야 할 것이다. 성급하게 말하면, 마치 박정희의 경제 책사 오원철(吳源哲)씨를 떠올리게 한다.
그의 화두를 따라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국가'와 '통제'를 만나게 된다. 그리고 그것은 '정책'이라는 형식으로 수렴된다.

그의 주적은 '신자유주의'인데, 우리는 장하준으로 인해 '신자유주의자'만이 아니라 더 많은 상대자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마르크스 경제학의 관점에서 봤을 때 장하준은 '투쟁 의지'가 결여돼 있다고 비판할 수 있다. 그는 '질서'가 투쟁보다는 사회적 대타협을 통해 이룩된다는 확신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장하준의 '사회적 대타협론'은 그의 '대 신자유주의 공세'에 비해 설득력이 떨어져 보인다.


내공을 좀 더 쌓아 장하준, 우석훈에 대해 토론하고 싶다.



요즘 대학원생, 직장인, 학부생, 휴학생들과 함께 마르크스 자본론 강독을 하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그 동안 일반독자로서 읽은 경제학 해설서들을 밑천 삼아 자본주의를 가장 잘 이해한다고 평가받는 대 학자의 저서를 읽고 싶은 욕망도 작용했지만, 무엇보다도 현재 경제상황에 대한 근본적인 이해에 목말라 있었기 때문이다.
마르크스 자본론을 읽는다고 그것이 해결되지는 않겠지만, 경제를 받아들이는 내 마음에 토대 하나 정도는 세울 필요가 있겠다 싶었다.
뜻 있는 자에게 길이 보이는가. 아주 우연한 기회에 세미나 공간을 알게 되었고, 거기서 직장인, 학부생, 대학원생이 중심이 된 마르크스 강독회의 멤버가 되었다. 강독의 방식은 고전적이었는데, 그래서 더욱 믿음이 갔다.
일단 마르크스를 읽고 나서 옆의 멤버가 이를 요약하고 간사가 정리하고 나서 토론을 하고 다음 단락으로 넘어가는 방식이다.
"마르크스는 강독을 해야 한다"는 지인의 조언은 바로 이를 두고 하는 말인 듯하였다. 

그들에게 우석훈과 장하준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지만 나의 천학비재로 심도 있는 논의를 이끌지 못했다. 이 점이 아쉽고 좀더 내공을 쌓아야겠다고 생각했다.
두 경제학자와 직접 관련은 없지만 한 학생으로부터 '포스트 케이지안'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는데, 흥미로운 대목이어서 인용한다.  

"그들이 현대 경제위기에 대한 진단은 매우 개연성이 있고 간혹 마르크스를 넘어서는 부분도 분명히 있는 것 같다. 그런데 그들은 대안에 이르러서는 한결같은 모습을 보여주는데, 그것은 바로 '국가'였다. 국가가 경제상황을 통제하고 분배를 해야 한다는 단순한 대안으로 하나같이 동일하게 수렴되는 모습이 참 신기했다."

그러면서 그는 '국가' 역시 기업과 결탁할 수 있다는 참으로 현실적인 가설을 들이댄다면 그들의 입은 벙어리가 될 수밖에 없을 거라고 덧붙였다. 이에 비해 마르크스는 자신의 논지를 종합해서 '투쟁'이라는 결론에 도달한다. 세상만사 투쟁으로 이루어지는 이치이기 때문에 자신의 권리와 이익을 찾기 위해서는 투쟁을 하지 않을 수밖에 없다. 정부조차도 투쟁을 통해 획득된 것이며, 투쟁의 반대급부로 복지와 인권이 수립되기 때문에 투쟁 의지를 놓으면 아무런 변화도 이끌 수 없다고 마르크스는 강력히 주장한다.

올해는 우석훈과 장하준의 담론에 흠뻑 젖으면서 두 경제학자를 한 이야기 안에 집어넣고 싶었지만, 그럴 기회가 생기지 않았다. 두 사람의 관심사와 관점 자체가 매우 다르기 때문이다. 신기하게도 둘은 쟁점의 여지조차도 별로 갖고 있지 않은 듯하다. 하지만 역시 일반 독자의 입장에서 볼 때, 그들이 현실에 대해서 느끼는 좌절과 그에 비례하는 '애정'이 강하게 느껴지는 것만은 사실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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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0/25 10:51

한국경제의 대폭락을 정확하게 설명하는 장하준 교수

공황공포에 시달리는 금융시장




한국의 주식시장이 추풍낙엽처럼 쓰러지고 있다. 사실상 주식시장이 금융시장의 한 축으로서의 기능을 상실해 가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달 9월 기업들의 주식발행 규모는 1681억원으로 8월의 5212억원의 30% 수준으로 떨어졌다. 연초이후 외국인들이 거래소에서 순매도한 금액만 29조3천억원에 달했으며, 코스닥시장에서는 2조7천억원을 순매도해 총 32조1천억원을 순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6월~9월까지의 주간 환율과 10월의 일간 환율을 비교해보면 10월이 얼마나 폭등락을 했는지 알 수 있다. 대체로 10월은 폭등세인데, 주식을 대량매도한 외국인들이 본국으로 달러송금을 하면서 원화를 달러로 환전했기 때문이다.

자본이 자유롭게 들어온다는 것은 자유롭게 나갈 가능성이 있다는 말이다

금융시장 자유화에 대한 장하준 교수의 경고다. 그에 따르면 "환율이 시장에서 결정되는 변동 환율제 아래에서 대규모 자본이 급작스럽게 유입되면 해당 국가의 통화에 대해 절상 압력이 가해질 수 있다. 국내 통화의 대폭 절상은 (국내 소비재에 비해 가격이 낮아져) 수입을 증가시키고 (다른 나라의 소비재에 비해 가격이 상승해) 수출을 감소시키므로 국제수지 악화라는 문제를 초래한다. 또 해외 자본의 유입은 국내 정책 결정에 대한 국내외 투자자의 영향력을 지나치게 강화시킬 수 있다. 그리고 국내 자원에 대한 외국인의 통제와 소유권 역시 도에 넘치는 수준에 이를 수 있다."(<다시 발전을 요구한다>(부키), 151쪽)
여기까지가 IMF 이후부터 현재까지의 시장 상황이었다.

지금부터는 어떻게 되는가? "급작스런 대규모 자본 유출은 국내 통화를 절하시키는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자본 이탈은 종종 추가적인 자본 이탈과 통화 가치 하락, 부채 상환 압력, 그리고 주식 가치 하락을 불러 온다. 이는 공황 상태에 빠진 투자자들이 앞 다퉈 보유 자산을 팔아 예상되는 통화 가치 하락에서 발생하는 자본 손실을 줄이려고 하기 때문이다. 자본 이탈은 이런 방식으로 기존 거시 경제의 취약성과 금융 불안을 야기하거나 악화시킨다. 이런 상황은 금융 위기 때 최고조에 달해 경제 실적과 생활수준을 심각하게 위협하고, 때때로 외국인이 국내 정책 결정에 과도한 영향력을 미치게 만든다. 끝으로 시장을 통한 자본의 국제적 배분 역시 비효율적이고 낭비적이며, 장기적 발전의 측면에서 비생산적인 방식으로이루어지는데, 그 폐해 정도는 정부가 자본 배분을 주도하는 경우보다 심각하다." (<다시 발전을 요구한다>(부키), 151쪽)

말 그대로 금융시장 자유화는 상황이 좋든 나쁘든 최악이든 외국 자본의 권한만 비정상적으로 늘려줄 뿐 엄청난 사회적 비용을 피해갈 수 없다. 외국 자본이 많이 유입되면 사사건건 정책에 대해서 시비를 걸고, 외국 자본이 유출되면 정책이 할 수 있는 선택지가 극도로 제한되기 때문에 '자유의 비용'은 비효율, 낭비, 비생산적 그 자체다. 금융 선진국들이 초유의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바라보는 공통점은 '통제'이지만, 이명박 정부는 아직도 '자유'에 기대고 있다. 금산분리, 종부세 완화 등 신자유주의적인 한물간 정책을 펴면서 경기가 살아나기를 바라고 있지만, 후진국 다운 발상이다. 강만수 장관은 1997년 IMF 위기 직전에도 '펀더멘털' 이야기를 하더니, 올해도 펀더멘털 이야기를 한다.

"11년 전 외환위기 이전과 비교해 우리 경제의 기초체력은 탄탄해졌다. 하지만 정부 위기대응의 펀더멘털은 제자리걸음했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
경향신문 사설(2008년10월25일)

경향신문의 사설이 현재 정부의 모순을 날카롭게 지적하고 있다. 강만수의 펀더멘털 이야기를 들으니 갑자기 영화 <타짜>의 '호구' 생각이 났다. 호구는 타짜와 설계사들이 호시탐탐 노리는 '돈 많고 멍청한 사람'을 가리킨다. 허구헌날 돈을 잃고 속는 줄도 모르면서 돈을 갖다주기 때문에 호구라고 한다.

화투는 운7기3이야. 운이 70이고 기세가 30이거든. 기세란 게 결국 판돈이거든.
노름이 뭐야? 그래 파도! 올라갔으면 내려가고,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가는 거야.
- 영화 <타짜>의 호구

그때와는 다르죠. 지금은 우리 경제 체력도 달라져 있고, 기업들도 부채들이 많지도 않고 보유고도 많고, 그때와는 어려움이 전혀 다릅니다. 비교가 안 되죠.
- KBS1 <단박인터뷰>의 강만수 장관(2008년 9월 3일 방영)


영화 <타짜>에서 설계사 정마담에게 노름에 대해 한수 가르치려 드는 호구(왼쪽). 나중에 전재산을 털린다. 오른쪽은 난감한 표정을 짓는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 IMF를 두 번 자초한 최초의 한국인이라는 영광(?)을 얻게 될지도 모르는 처지다.


 
▲ 장하준의 신작 <다시 발전을 요구한다>(부키)의 내용을 참조했다. 이 책은 신자유주의자들이 주장하는 내용을 싣고 이에 대한 반론을 펼치는 식으로 서술돼 있는 신자유주의 본격 비판서다. 전세계가 신자유주의의 허름한 기조를 뛰어넘기 위해 머리를 골몰하고 있는 지금의 상황에서 신자유주의의 모순을 철저하게 헤아릴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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