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기 거꾸로'에 해당되는 글 2건
- 2008/08/11 '태극기 사건' MB는 신(神)이 되려는가 (5)
- 2008/08/09 대통령 해외순방 필수 퍼포먼스 "태극기 거꾸로 달기" (4)
단지 대통령에 대한 흠집내기로 볼 일이 아니라,
그 이면에 놓인 MB 식 정치스타일의 한계를 본다.
위 사진에서 눈여겨볼 장면은 이명박이 아니라 영부인과 유인촌이다.
이 사건을 두고 수행원의 과실이라거나 아예 X맨이 있다는 식의 재미있는 분석이 있지만,
애초부터 MB의 잘못된 태극기를 보지 못하거나 지적할 수 없는 상황이었을 수도 있다.
말도 안 되는 말이지만, 적어도 측근들 사이에서는
이명박은 신(神)이 되어야 한다.
▲ 위 사진과는 상당히 다른 분위기다. 미국의 영부인이 한국의 영부인보다 똑똑하다기보다는 저렇게 자연스럽게 지적을 하고 이를 바로잡을 수 있는 상황이 애초부터 되지 않았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만약 그런 상황이라면 영부인이 아니라 사극에 나오는 '신첩'(臣妾 : 여자가 임금을 상대하여 자기를 낮추어 이르던 일인칭 대명사)이라고 불러야 마땅하지 않을까?
이 사건에 관한 블로거뉴스의 기사들을 보면서 나는 스크랩해두었던 기사 하나가 생각났다.
작년 12월27일 대통령직인수위 시절 이명박 당선자에 대한 정치 분석 기사다.
참모는 있지만 동지는 간데없네
[시사IN 16호] 2007년 12월 28일 (금) 20:32:45
당시 정치전문가들은 기업 회장 출신으로서 대통령이라는 민주주의와 헌법이 농축된 직책을 수행하는 데 대해서 우려를 표명한 적이 있다. 이 우려는 인수위에서 사실로 확인됐고, 점점 확대되고 있는 것 같다.
분석기사에서 결론으로 삼는 부분을 인용하면
가신도 없고, 동지도 없다. 탈여의도 정치를 지향하는 차기 정부에서 대통령의 메신저는 있어도 복심을 가지고 정치를 조율하는 정치인을 찾기는 어려울지 모른다. “이명박 당선자는 CEO형 정치인이다. 모든 것을 스스로 판단하고 책임지려고 한다. 그러다 보니 참모는 있지만 정치적 그늘이 될 만한 측근이 없다. 새로운 정치 실험일 수는 있지만, 자칫 위태로울 수 있다.” 한 한나라당 의원의 말이다.
태극기 사건으로 다시 돌아가 보면 수행원이든 지인이든 자연스럽게 그런 것을 지적해줄 수 있는 상황이 되지 않았으리라는 추측이 가능하다. 대통령과의 거리가 그만큼 멀다는 뜻이다. 측근들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유인촌처럼 미친 듯이 응원을 해대는 '과잉충성' 따위일 것이다. 주인과 개의 관계처럼 주인의 남대문이 열렸어도 개는 그것을 지적하지 못한다. 주인의 친구나 되어야 남대문의 존재에 다가갈 수 있을 텐데, 그렇게 할 수 있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 MB가 얼마나 고립무원의 위태로운 지경에 처해 있는지 잘 보여주는 그림이다.
이것은 추후 조치를 봐도 알 수 있다.
▲ 이 사진은 연합뉴스가 어떤 요청이나 압력을 받고 잘라낸 것이다.
사실 이명박을 인간의 위치에서 생각한다면 비용을 훨씬 줄일 수 있다.
태극기를 거꾸로 든 것 따위는 인간적인 실수로 인정하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청와대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잘못된 사진을 모두 오림으로써 '실수하지 않은 것'으로 만들려고 했다. 국민들이 빤히 보고 있든지 말든지..
최측근인지 과잉충성파인지 모르겠지만, 'MB=神'의 위상이 깨지는 것을 극도로 예민해 하는 사람들이다.
이명박에게 '신화'는 매우 중요한 통치 기반이다. 대통령 선거 때 '경제성장'이라는 맹목적 공약으로 당선된 바 있지만, 오히려 경제를 퇴보시키고 있는 상황에서 '경제신화'는 위태로운 상황이다. 대다수의 경제전문가들이 '솔직하게 7% 성장 어렵다고 자백해라'고 지적했음에도 청와대는 7% 허상을 '진행형'으로 만들기 위해 무리한 비용을 들여가며 애를 쓰고 있다. 마치 구멍이 새는 댐을 손가락으로 막다가 이제는 팔뚝으로 막는 상황과 같다. 그 다음에는 더 큰 것으로 막아야 하는데, 큰일이다.
MB를 신으로 삼든 교황으로 삼든 그들 마음대로 하면 될 일이지만, 신이 아닌 사람을 신으로 보이게끔 하는 것은 모든 사람에게 매우 위태롭다. MB가 신이 아니라면 거짓말쟁이, 사기꾼이 되기 때문이다.
좀더 솔직히 말해서, MB의 잘난 경제공약에 현혹돼 국민은 그를 대통령으로 만들었다. 그의 신화에 올라타면 떡고물이라도 얻어먹을 수 있으리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오랫동안 국민들을 현혹시킬 순 없다. '나 대통령 되고 싶어서 쬐금 거짓말 했다' 정도는 아니더라도 국민이 더 이상 헛된 희망을 가지지 않고 성실하게 자기 땅뙤기에서 살 수 있도록 할 책임이 있다. 이미 MB가 신이 아닌 것으로 판명되고, 신화를 믿는 사람들이 10%대(지지율)로 떨어진 상황에서 그들이 먼저 MB를 인간으로 되돌려 놓고 인간의 정치를 할 수는 없을까? 이나, MB 스스로 자신이 실수를 할 수 있음을 참모들에게 털어놓고 스스럼 없이 지적하도록 업무 환경을 가꿔보는 것은 어떨까? 내가 태극기 사건을 단순 해프닝만으로 볼 수 없는 이유다.
'시민기자의 창' 카테고리의 다른 글
| 100만원은 고재열기자의 것이 아닙니다 (10) | 2008/08/15 |
|---|---|
| 독자들이 '감히' NGO단체를 만든다구요?!! (5) | 2008/08/11 |
| '태극기 사건' MB는 신(神)이 되려는가 (5) | 2008/08/11 |
| 삼성광고가 다 어디 갔나 했더니 (7) | 2008/08/10 |
| 내가 베이징을 포기하고 '청나라'를 주시하는 이유 (0) | 2008/08/09 |
| 언론사 기자들이 착각하고 있는 것 (2) | 2008/08/04 |
평소 민주주의에 대해서 환기를 해주시더니,
이제는 태극기의 소중함에 대해서 특이한 방식으로 환기를 해주시는 이명박 님~
영부인, 장관들, 심지어 유인촌까지 바로 된 태극기를 드는 마당에 이명박만 굳이 거꾸로 된 태극기를 흔든다는 것은 거대한 음모를 암시하는 것 같기도 하다. 태극기와 깃대를 따로 받지 않고서야 저런 퍼포먼스가 어떻게 나올 수 있었을까? 혹시 아둔한 국민들 태극기 순서를 잘 아나 보려고 시험을 해보신 것은 아닐까?
'태극기 거꾸로'를 검색어 상단에 올려놓으려는 일련의 시도들이 일어나고 있다. 오늘부터 내일까지 검색창에 '태극기 거꾸로' 혹은 '이명박 태극기'를 10번씩 쳐서 올리면 많은 사람들이 이명박의 깊은 뜻을 전해들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많은 사람들의 소망이 담긴 이벤트다.
이명박은 좀 섭섭할지도 모르겠다. 설거지를 시켰던 노무현은 제대로 된 실수를 했을 뿐만 아니라, 해외에 나가면 한번은 꼭 이렇게 해야 한다고 인수인계를 해줬다고 할 수도 있겠다.
2007년 2월 11일 서울공항에서 스페인, 이탈리아 등을 순방하기 위해 출국한 노무현 대통령의 특별기에 걸린 태극기의 위아래가 바뀌었다. 위에 있어야 할 태극 문양의 빨강색이 아래쪽에 있고, 4괘 역시 위 아래가 거꾸로다. 청와대의 깃발과 동시에 내걸었으니 이것보다는 좀 귀여운 편에 속하는 게 아닐까 하고 불평을 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청와대가 이 사안에 대해서 별도의 논평을 할지는 모르겠지만, 2007년 2월 11일의 이 사진을 꼭 챙겨두기 바란다. 제2의 설거지론으로 써야 할지도 모르니...
웬만하면 베이징 올림픽 기사는 보지 않으려고 했는데 이명박이 또 클릭하게 만드네...
'시민기자의 창 > 사는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우리동네 '1000원샵' (18) | 2008/08/26 |
|---|---|
| 여름철, 쏟아지는 땀 때문에 대략남감 (2) | 2008/08/15 |
| 대통령 해외순방 필수 퍼포먼스 "태극기 거꾸로 달기" (4) | 2008/08/09 |
| 한국 신호등, 일본 신호등의 나이 차는? (0) | 2008/08/09 |
| 식당에 경향신문 놓고오기 (6) | 2008/08/01 |
| 블로거뉴스 추천수 '0표'인 글들을 살펴보니 (14) | 2008/07/29 |



이올린에 북마크하기
이올린에 추천하기
Prev
Rss Feed